인문학의 향기.../소중한 명시 세상

신동엽. <껍데기는 가라>

Seo.J.Hyeok 2013. 7. 23. 23:16

껍데기는 가라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신동엽(1930~1969)


껍데기는 가라.
사월(四月)도 알맹이만 남고
껍데기는 가라.


껍데기는 가라.
동학년(東學年) 곰나루의, 그 아우성만 살고
껍데기는 가라.


그리하여, 다시
껍데기는 가라.
이곳에선,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
아사달 아사녀가
중립(中立)의 초례청 앞에 서서
부끄럼 빛내며
맞절할지니


껍데기는 가라.
한라(漢拏)에서 백두(白頭)까지
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
그,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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