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쇠파리
거미줄에 걸렸다.
지 몸을 휘감은 질긴 거미줄에서
벗어나려는 시도조차 없이
쇠파리는 그저 담담히 죽음을 맞이한다.
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잠자리
거미줄에 걸렸다.
지 몸을 휘감은 질긴 거미줄에서
벗어나려고
잠자리는 강하게 몸부림친다.
잠자리의 간절한 몸부림은
거미가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올수록
거칠어진다.
점점 더 거칠어진다.
툭,
투둑,
투두둑,
잠자리 몸을 휘감은 거미줄들이
그 거친 몸부림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져서
잠자리는 다시 자유롭게 하늘속으로 날아간다.
다시 찾은 자유를 만끽하며 더 높이 날아간다.
거미줄에 걸린 쇠파리
거미줄에 걸린 잠자리
인생도 이와 같겠지?
거미줄같은 일상에 묶여서
쇠파리처럼 몸부림치지 않고
그저 담담하게 운명에 순응하면
내게 돌아오는 것은 비참한 최후뿐이다.
거미줄에 묶여있던 잠자리처럼
내 삶을 옥죄고 있는 또다른 거미줄들을
끊어내려고 몸부림치지 않으면
내게 돌아오는 것은 비참한 최후뿐이다.
거미줄같은 일상에서 벗어나려는
작은 몸부림들이 모여서
나를 더욱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고
내 운명을 바꿔 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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